1. 구성품

Album Package (110*110*30)

Air KiT (60*60)

Square Card : 0ea (95*95)

Photo Card : 0ea (54*86)

2. 앨범정보

아티스트 : 칼(kharl)

미디어형태 : KiT

발매일 : 2024-02-07 15:00:00

제작사 : (주)뮤즈라이브

중량 : 170g

3. 수록곡

- Escape from home

익숙한 것은 따분합니다. 지금처럼 있어도 문제는 없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만 있게 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듭니다. 동기 부여는 대부분 결핍에서 생겨나니까요.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익숙한 것들로부터 떠나야 합니다. 쓰던 우산을 내려 비를 맞고, 추워도 패딩을 벗어야 합니다. 나에게 그것들이 왜 필요하며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잘 알게 되면 더 좋은 우산과 패딩에 대한 욕심이 생기지 않을까요.

Composed & Arranged by kharl
Lyrics by kharl

- runners (feat. eaula)

​길을 나서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태평 했던 건 나 뿐이었을까요. 출발하기 전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출발하자마자 뒤쳐진 느낌이 들어 마음이 급해 집니다.

Composed & Arranged by kharl, eaula
Lyrics by kharl, eaula

- Hollywood romance

대부분의 꿈은 갖지 못한 것을 향합니다. "경찰이 되고 싶은 경찰"이나 "대통령이 되고 싶은 대통령", "행복해지고 싶은 행복한 사람" 같은 표현은 뭔가 어색하죠. 이미 이룬 걸 이루려고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항상 안개가 껴있습니다. 막상 그것을 가지면 어떤 느낌일지 가지기 전까진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선 모든 꿈이 허황 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이상 허황 되지 않다고 느낄 때 쯤, 그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돼있겠지요. 그렇다면 꿈은 결국은 잡을 수 없는 것 아닐까요. 갈망한 것을 손에 넣더라도 잡힌 것은 꿈이 아닌 현실일테니 말입니다.

Composed & Arranged by kharl
Lyrics by kharl

- MD

MD는 Merchandise(상품화)의 줄임말입니다. 영감의 시발점은 유튜브 브이로그입니다. 수익 기준을 충족한다면 일상을 올리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수단이지요. 생각해보면 브이로그가 아니더라도 많은 것이 본질적으로 비슷합니다. 외적으로 비슷해 보이는 예로는 '나혼자산다'나 '전지적 참견 시점', '미운 우리 새끼' 등 관찰 예능이 있습니다. '무한도전'이나 '1박2일', '런닝맨'도 사실은 같은 원리이고 수많은 유튜브 컨텐츠와 올림픽, 월드컵으로 대표 될 수 있는 운동경기 중계도 해당합니다. 미디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품화하고 그 이야기에는 대본이든 리얼이든 관계 없이 인물의 사랑, 마음, 환상, 희망, 만남, 이별(이쯤에서 생각 나는 좋은 예시는 '환승연애'라는 제목의 컨텐츠네요), 꿈, 노력('슈스케'나 '쇼미더머니'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떠오릅니다), 감정 등 수많은 것이 담깁니다. 물론 몸매나 얼굴 같이 외적인 모습도 포함입니다.

Composed & Arranged by kharl
Lyrics by kharl

- Moon face

지구에서는 달의 한쪽면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달의 자전 주기와 지구에 대한 공전 주기가 같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사 중 달의 얼굴은 달의 앞면을, 달의 마음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알고 싶어도 알기 어려운 달의 뒷면을 의미합니다.

Composed & Arranged by kharl
Lyrics by kharl

- OUT OFF (feat. ASTRO VVN)

포기를 선언하는 곡입니다. 세상에 적응하기 어려운 화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처럼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Composed & Arranged by kharl, ASTRO VVN
Lyrics by kharl, ASTRO VVN

- 반짝

별들을 바라보기만 하던 화자가 어떤 깨달음을 얻습니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별이라는 것을요

Composed & Arranged by kharl
Lyrics by kharl

- Backseat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떠나 왔습니다.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한 명과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것, 아니 거의 모든 것이 나의 마음에서 나의 표현을 거쳐 상대가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그의 마음에 도착하는 동안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지 못 하기 때문입니다. 말보다는 가만히 손을 잡거나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게 더 효과적일지도 모릅니다.

Composed & Arranged by kharl, MORII
Lyrics by kharl

- 3D Pinball

어릴 때 종종 집에 있던 컴퓨터로 윈도우 기본 게임 3D Pinball을 했습니다. 그 핀볼판은 하나의 우주이고 구슬은 그 안을 정신 없이 떠돕니다.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 없이 그때그때 주어진 미션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항해합니다.

Composed & Arranged by kharl
Lyrics by kharl

- underwater

물 속으로 잠수하는 상상을 합니다. 너무 깊지는 않게 햇볕이 따뜻히 드는 곳까지만 잠수하는 상상을 합니다.

Composed & Arranged by kharl
Lyrics by kharl

- 놔

소중해서 놓치지 않고 싶은 것들이 있지만, 내가 원한다고 그렇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놓치지 않으려고 힘을 주면 오히려 망가지거나 모양이 부자연스럽게 변하곤 합니다. 결국 소중한 모든 것을 옆에 잡아둘 순 없는 노릇이니 어떤 때는 자연스레 놓아 주는 것이 현명한 길일지 모릅니다.

Composed & Arranged by kharl
Lyrics by kharl

- 무지개

To love that well which thou must leave ere long.
- Sonnet 73 by William Shakespeare

Composed & Arranged by kharl
Lyrics by kharl

[앨범소개]

DOHMENZA는 도망자라는 뜻입니다. 처음에 도망자라는 제목을 떠올렸는데, 스스로 도망자라고 밝히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발음을 바꾸어 지었습니다. 앨범의 서사는 도망 치는 과정입니다. 첫 곡 에서 home이 의미하는, 원래 있던 곳을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에서는 일단 길을 나섰지만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몰라 무작정 뛰고 에서 아는 게 많지 않기에 꿀 수 있는 막연하고 허황된 꿈을 좇아 보기도 합니다. 에서는 어린 마음에 순수함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되고 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을 듯한 부분에 좌절감을 느낍니다. 그렇게 방황 하다 더이상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울 때, 고민으로부터 도망 치겠다고 선언합니다. '나가다'와 '끄다'라는 뜻이 모두 쓰인 제목 에서 그러한 도망이 드러납니다. 복잡하고 생각할 것이 많은 도시를 떠나 아무런 생각 없이 살고 싶어 하는 욕구의 표출이기도 합니다.

도시를 벗어나니 까만 하늘에 별이 잘 보입니다. <반짝>이는 별빛은 저에게 오기까지 얼마나 걸렸을까요. 저는 그 별이 저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어떤 별의 빛은 출발했지만 아직 제게 닿지 않았겠죠. 어쩌면 제가 볼 수 있는 별빛보다 못 보는 별빛이 훨씬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아무도 저의 빛을 보지 못한다는 게, 제가 빛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닐 테니 말입니다.

마음이 편해진 나는 더이상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향해 달리지 않습니다. 핸들을 놓고 그저 별을 볼 때 함께 하는 한 명의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 넘치는 충분함을 느낍니다. 은 이 앨범에서 유일하게 직접적인 사랑을 노래합니다. 우리는 함께 우주를 떠돌며 별의 행선지를 궁금해 하고, 편안한 밤을 찾아 잠수합니다. <3D Pinball>이 우주, 가 물 속으로의 여정을 이야기 합니다. 그 여정은 실체 없는 걱정과 고민이 떠난 편안함을 향합니다.

다음 곡 <놔>에서는 떠나가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전에 비해 훨씬 편안해진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곡 <무지개>에서는 나 또한 금새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찰나를 함께 하는 것들과 사랑하자고 말합니다. 첫 곡에서는 함께 하던 것들에 대한 지겨움으로 인해 도망 치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곡에서는 결국 그것들을 사랑하기 위해 제자리로 돌아온 셈입니다.